석불(Stone Buddha)
안 한 식 / 사진작가
2021
한국의 불교 조각은 4세기 후반 불교의 도입과 함께 시작되었다. 비록 초기 유물은 드물지만, 6세기 이후부터 불교는 전성기를 이루어 후대에 많은 문화적 유산을 남겼고, 불교 조각은 한국 조각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무엇보다 불교 조각이 역사적으로 중요하게 평가 받고, 대중에게도 끊임없이 관심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 조각사에서 거의 유일하게 ‘인간적 형상’을 재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 형태의 조각상으로서 불교 조각은 ‘석가모니’라는 역사적 인물 이었다가 때로는 ‘신’이나 ‘절대자’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는 당대의 흔한 세속적 인물처럼 다루어지기도 한다.
한편, ‘금동불’, ‘동불’, ‘철불’ 등 금속 재료로 만들어진 불상은 매끄러운 표면과 광택, 섬세한 묘사 등으로 매우 귀족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반해, ‘석불’은 화강암이 가진 거친 표면, 육중한 양감과 굵게 새겨진 선에 의해 어딘지 더 민중의 모습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마치 모든 중생이 모두 부처임을 믿고 받아들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처럼 석불은 부처의 모습인 동시에, 당대를 살아가는 민중 그 자체이기도 하다.
이렇게 석불이 공간 속에서의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존재감(presence)이 평면에서도 전달될 수 있도록 석불 사진이 종이에 인화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닌, 공간에 존재하도록 하는 조소적 접근 방법을 따르기로 했다. 또한, 석불 표면의 오랜 시간의 흔적(trace)을 생생히 담아내고자, 평면에 고르게 이미지가 인쇄되는 것을 지양하고, 겹겹이 층을 쌓아 풍부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적층 방식을 적용했다.
작품의 소재와 관련해서는 한국의 6~12세기 백제, 통일신라, 고려의 석불을 주요 대상으로 다루었다. 각 시대가 불교를 받아들여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시킨 조형 양식과 신앙의 내용을 한 공간에서 조명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지만, 작가로서 약간의 욕심을 더해 누군가는 본 작품을 통해 불심를 느끼고, 동시에 자신을 투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STONE BUDDHA
Hansik Ahn / Photographer
2021
Buddhist sculpture in Korea began with the introduction of Buddhism in the late 4th century. Although early relics are rare, Buddhism achieved its heyday after the 6th century, leaving a lot of cultural heritage for future generations, and Buddhist sculpture has become an essential element in the history of Korean sculpture.
Above all, one of the reasons why Buddhist sculpture has been valued historically and is constantly receiving attention from the public is probably because it is the only Korean sculpture that represents a 'human figure'. Buddhist sculpture in human form was a historical figure named Sakyamuni, but sometimes he became a ‘god’ or ‘absolute’, and even treated like a popular secular figure of the era.
On the other hand, Buddha statues made of metal materials such as ‘Gilt Bronze Buddha', 'Bronze Buddha', and 'Iron Buddha' create a very aristocratic atmosphere with their smooth surface, luster, and delicate depiction, whereas 'Stone Buddha' presents a rough surface with a heavy texture of granite. The sense of volume and the boldly engraved lines makes the statue feel closer to the human body figure. Just like the Buddhist teachings to believe and accept that all sentient beings are Buddhas, Stone Buddha is not only the image of the Buddha but also the people themselves living in the time.
To convey the presence of the Stone Buddha in various ways in the space, I decided to follow a sculptural approach that allows the Stone Buddha photo to exist in the space rather than the traditional method of printing it on paper. In addition, to vividly capture the traces of a long time on the surface of the stone Buddha, we avoided printing images on a flat surface and applied a layering method that can express rich texture by stacking layers.
As for the subject matter of the work, stone Buddhas from Baekje, Unified Silla, and Goryeo in the 6th and 12th centuries of Korea were mainly taken care of well. I think it is meant to illuminate the formative style and content of faith that each era has adopted and developed in different ways in one space. With a little bit of greed as an artist, I hope that this work will give someone a chance to project themselves and feel the mercy of Buddha at the same time.